9.最后泪花

마지막 눈물

오늘 그 사람을 만났습니다.
영화 속 한 장면처럼 우연히도
그렇게 마주쳤습니다.
떨리는 손을 주머니 속에 감추고.
떨리는 목소리는 웃음으로 대신했습니다.

잘 지내냐는 그의 안부에 그저 고개만 끄덕일 뿐
하고 싶었던 수천 개의 말들중 단 한마디도 떠오르지 않았습니다.

안녕... 하고 뒤돌아서 가는 그 사람의 뒷모습을
나는 또 한 번 바라볼 수밖에 없었습니다.

잘 지냈어? 아픈곳은 없지? 밥은 잘 먹고 다니니?
우리 함께 찍었던 사진들은 다 버렸겠지?

사진은 추억이 깃들어 있기 때문에
구겨버리는게 아니라 다 태워 없애야 되는 거래...
가끔 내 생각도 하니? 혹시... 후회 하고 있지는 않니?

미처 하지 못했던... 하고 싶었던 말들을
혼자 집으로 걸어오며 하나둘씩 툭툭 내뱉어 봅니다.

한동안 고장 나 버려 이제 다시는 나올 것 같지 않던
눈물들도 한두 방울씩 함께 말입니다.

그와 잠시 마주쳤던 그 짧은 몇 분이
며칠 전 이별했던 그날로 나를 돌려놓았나 봅니다.

지금뿐입니다. 약속할게요.
지금 흘리는 이 눈물에 마지막 남은 나의 마음도
함께 담아 모두 흘려버리고
이제는 놓아야 겠죠...

사랑이라 믿고 싶지만
당신에게는 한낱 미련에 불과한
이 마음의 끈을 말입니다.
행복하세요. 당신을 잊겠지만..
우리 사랑은 영원히 기억하겠습니다.